동결배아 보관 기간, 5년이 지나면 정말 폐기해야 할까?

시험관 주사·질정 부작용


난임 치료를 진행하면서 배아를 냉동 보관하기로 했다면, 한 번쯤은 이런 궁금증이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냉동해둔 배아를 대체 얼마나 오래 보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배아의 상태가 나빠지지는 않는지 하는 걱정입니다.

실제로 진료 상담을 하다 보면 동결배아 보관 기간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오늘은 법적으로 정해진 보관 기간부터 장기 보관 시 안전성, 실제 해외 출산 사례까지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동결배아 보관 기간, 법적으로는 몇 년까지 가능할까

우리나라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 제25조에 따라 배아의 보존기간을 정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배아의 보존기간은 5년이며, 동의권자가 그보다 짧게 정했다면 그 기간을 따르게 됩니다.

다만 모든 경우가 5년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의권자가 항암치료를 받고 있거나, 기관생명윤리위원회가 생식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심의한 치료를 받는 경우라면 보존기간을 5년 이상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분내용
기본 보존기간5년 (동의권자가 5년 미만으로 정한 경우 그 기간을 따름)
연장 가능 사유항암치료 등 생식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치료를 받는 경우
연장 절차배아생성의료기관 소속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5년 이상으로 설정 가능
보존기간 종료 후연구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는 배아는 관련 법령에 따라 폐기

즉 동결배아 보관 기간은 무조건 5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치료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오래 보관하면 배아 상태가 나빠지지 않을까? — 유리화 동결의 역할

보관 기간이 길어질수록 배아 손상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냉동 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온도를 서서히 낮추는 완만동결법을 주로 썼지만, 최근에는 유리화(vitrification) 방식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리화 동결은 배아를 매우 빠르게 냉각시켜 세포 안에 얼음 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는 방식입니다.

얼음 결정이 생기지 않으면 세포막 손상이 줄어들고, 해동 후 생존율도 눈에 띄게 높아집니다. 이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장기 보관이 배아 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보관된 동결배아, 어떻게 태어났을까?

동결배아 보관 기간이 실제 출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해외 사례를 통해서도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미국 테네시주에서는 1992년에 얼려둔 기증 배아를 2020년에 이식해 건강한 여자아이(몰리 에버렛 깁슨)가 태어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약 27년간 냉동 보관되어 있던 배아였는데, 이식 후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졌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아기의 언니 역시 같은 시기에 냉동된 배아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입니다. 2017년에 약 24년간 보관된 배아로 먼저 태어났고, 3년 뒤 동생이 27년 보관 기록을 새로 세운 것입니다.

⚠️ 참고 시 유의할 점
다만 이 사례는 1992년 당시의 완만동결법으로 보관되었던 기증 배아 한 건의 결과이며, 모든 배아에 동일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근거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배아의 원래 상태가 양호하고 동결·해동 과정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전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사례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배아를 오래 보관하면 임신 성공률이 떨어질까?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냉동 기간이 길어지면 임신 확률도 함께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여러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유리화 동결된 배아의 경우 보관 기간 자체는 임신 성공률이나 출산 결과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보고가 다수입니다.
오히려 성공률을 좌우하는 것은 보관 기간보다 배아 자체의 초기 품질과 동결·해동 과정의 숙련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연구는 대부분 보관 기간이 수년~10여 년 내외인 사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수십 년 단위의 초장기 보관에 대한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도 함께 알아두시면 좋겠습니다.

다시 말해 동결배아 보관 기간이 1년이든 10년이든, 처음부터 양호한 등급의 배아였고 냉동·해동이 안정적으로 진행되었다면 임신 성공 가능성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기 보관된 배아, 기형이나 합병증 위험은 없을까?

장기 보관에 대한 또 다른 걱정은 태아 건강 문제입니다. 오래 얼려둔 배아를 이식하면 기형이나 임신 합병증 위험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질문도 자주 받습니다.

지금까지 보고된 연구들을 종합하면, 장기간 보관된 배아를 이식한 경우에도 임신 중 합병증이나 선천적 기형의 발생 위험이 특별히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연구 경향을 말씀드리는 것이며, 개인마다 건강 상태와 배아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판단은 담당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동결배아를 장기 보관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

· 항암 치료 등 건강 문제로 당장 임신이 어려운 시기를 피해 이식 시점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세 번째 임신 계획이 있는 경우 필요할 때마다 순차적으로 이식할 수 있습니다.
· 자궁 내막 상태를 충분히 준비한 뒤 이식 시기를 고를 수 있습니다.
· 배란 유도 주기와 이식 주기를 분리해 몸에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동결배아 보관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기간’이 아니라 이것입니다

여러 연구와 사례를 종합해보면, 동결배아 보관 기간 자체보다 아래 세 가지가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 배아의 원래 품질 — 등급이 좋은 배아일수록 장기 보관 후에도 생존율이 높습니다.
· 동결·해동 기술 — 유리화 동결과 숙련된 해동 과정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 보관 기관의 관리 수준 — 온도 관리와 정기 점검이 꾸준히 이루어지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보관 기간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아 보관 기간은 법적으로 몇 년까지 가능한가요?
생명윤리법상 원칙은 5년이며, 항암치료 등 생식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치료를 받는 경우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5년 이상으로 연장할 수 있습니다.

Q. 보관 기간이 길어지면 임신 성공률이 낮아지나요?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유리화 동결 기준으로 보관 기간 자체보다 배아의 초기 품질과 동결·해동 기술이 임신 성공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 오래 보관된 배아를 이식해도 안전한가요?
유리화 동결 기술 도입 이후 장기 보관 배아의 생존율이 높아졌고, 합병증이나 기형 위험이 특별히 증가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다만 초장기(10년 이상) 보관에 대한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입니다.

Q. 보관 기간이 끝나면 배아는 어떻게 되나요?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배아는 관련 법령에 따라 폐기 절차를 거치게 되며, 미리 병원과 보관 연장 여부를 상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 요약

동결배아 보관 기간은 법적으로 5년이 기본이지만 항암치료 등 사유가 있다면 위원회 심의를 통해 연장이 가능합니다.
유리화 동결 기술 덕분에 장기 보관 후에도 임신 성공률과 태아 건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연구 경향이지만, 초장기 보관 데이터는 제한적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시술이나 치료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치료 계획은 반드시 담당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전문가 코멘트 — 미래와희망 산부인과 김동원 대표원장

배아를 냉동 보관 중인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기간이 지나면 배아가 상하지 않을까’입니다.
유리화 동결 기술이 보편화된 이후로는 보관 기간 자체보다 처음 배아의 상태와 동결·해동 과정의 숙련도가 훨씬 더 중요한 요인입니다.

다만 법적 보존기간은 개인의 치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연장이 필요한 경우 미리 병원과 상담해두시길 권해드립니다.
해외의 극단적인 장기 보관 사례는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참고 사례일 뿐,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결과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문헌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25조(배아의 보존 및 폐기), 국가법령정보센터.
Li X, et al. Storage duration of vitrified embryos does not affect pregnancy and neonatal outcomes after frozen-thawed embryo transfer. Front Endocrinol. 2023.
Wang A, et al. The impact of embryo storage time on pregnancy and perinatal outcomes: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J Assist Reprod Genet. 2021.
National Embryo Donation Center / University of Tennessee Preston Medical Library. Longest-frozen embryo birth record report.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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