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아기시술 출산과 수명, 정말 관계가 있을까요 — 연구가 실제로 말하는 것

시험관아기시술 출산과 수명

시험관아기시술 출산과 수명, 관련해서 떠도는 말이 있습니다.
“출산을 많이 한 여성은 일찍 죽는다”,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이 더 오래 산다”. 한 번쯤 들어보셨을 이야기입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시험관아기시술로 출산한 경우에는 어떤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진료 현장에서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대부분 근거보다는 온라인에서 접한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해 불안해하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관련 연구를 하나씩 원문 기준으로 확인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통념과도, 그 통념을 반박하는 흔한 반론과도 조금 다릅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 출산 횟수와 사망률의 관계는 “많을수록 나쁘다”는 직선 관계가 아니라, 무자녀와 다산 양쪽 끝에서 위험이 올라가는 U자형에 가깝게 관찰됩니다.
· 그렇다고 “출산은 몸에 좋다”는 뜻도 아닙니다. 같은 연구들은 출산 횟수가 늘수록 심혈관질환·당뇨병·고혈압 위험이 함께 올라간다고도 보고합니다.
· 시험관아기시술이라는 임신 방법 자체가 수명을 단축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4년을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에서, 시술군의 위험 증가는 시술이 아니라 난임 자체와 무자녀 상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 모든 연구는 관찰 연구입니다. 상관관계를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않습니다.

1. 시험관아기시술 출산과 수명, 관련한 이 논란은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이 이야기는 한 전문가가 방송에서 출산을 많이 한 여성일수록 일찍 사망하는 경향이 있다는 취지로 언급하면서 온라인에 빠르게 퍼졌습니다.
이후 짧은 영상 형태로 여러 커뮤니티에 옮겨지면서, 시험관아기시술로 출산한 경우도 같은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 주장을 반박하려는 글들 역시 대체로 정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인용되는 연구의 결론이 실제와 다르게 옮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원문 기준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2. 출산 횟수와 사망률 — 실제 데이터는 U자형입니다

출산 횟수와 전체 사망률의 관계를 가장 큰 규모로 분석한 자료는 2016년 발표된 용량-반응 메타분석입니다. 18편의 코호트 연구, 참가자 281만 3,418명을 통합 분석했습니다.

분석 항목결과
무자녀 vs 1회 이상 출산무자녀군의 전체 사망 위험이 높음 (상대위험도 1.19, 95% 신뢰구간 1.03–1.38)
출산 횟수와 사망률의 관계직선이 아닌 비선형 관계 (비선형성 p < 0.0001)
전반적 경향중간 정도의 출산 횟수에서 전체 사망률이 가장 낮음
연구 간 이질성매우 높음 (I² = 96.7%) — 해석에 주의 필요

여기서 두 가지를 함께 짚어야 합니다.

첫째, “무자녀 여성이 더 오래 산다”는 주장은 이 데이터로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둘째, 연구 간 이질성이 96.7%로 매우 높다는 것은 연구마다 결과의 차이가 대단히 크다는 뜻입니다.

이 숫자 하나로 결론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3. “출산하면 빨리 늙는다”는 연구, 실제로는 어떤 내용일까요

이 주제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연구가 2020년 Scientific Reports에 실린 논문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는 온라인에서 양쪽 진영 모두에게 잘못 인용되고 있습니다. 원문을 그대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항목실제 연구 내용
연구팀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노스웨스턴대학교 (Shirazi TN, Hastings WJ, Rosinger AY, Ryan CP)
자료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1999–2010, 여성 4,418명
측정 방법DNA 메틸화가 아니라, 9가지 임상 혈액 지표로 계산한 4종의 생물학적 나이 복합지표 (Levine Method, 항상성 이상, Klemera–Doubal, 알로스타틱 부하)
핵심 결과폐경 후 여성에서 출산 횟수와 생물학적 노화 가속 사이에 U자형 관계. 노화 가속이 가장 낮은 지점은 3~4회 출산
폐경 전 여성출산 횟수와 생물학적 나이 사이에 유의한 관계 없음
논문 제목“출산 횟수는 폐경 후 여성에서 생물학적 노화 가속을 예측한다 (단, 폐경 전 여성에서는 그렇지 않다)”
설계상 한계단면 연구. 저자들이 직접 “인과관계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명시

⚠ 이 연구를 인용할 때 흔히 생기는 두 가지 오해
오해 1 — “3~4회 출산이 노화를 늦춘다”: 아닙니다. 3~4회 지점에서 노화 가속이 최소라는 것은, U자 곡선의 바닥이 거기라는 뜻입니다.
출산이 노화를 늦춘다는 의미가 아니며, 단면 연구이므로 방향성 자체를 증명할 수 없습니다.

오해 2 — “이 연구가 다산 = 빠른 노화를 반박했다”: 아닙니다. 논문의 제목 자체가 “출산 횟수는 폐경 후 여성에서 생물학적 노화 가속을 예측한다”입니다.
다산 쪽 끝에서는 실제로 노화 가속이 관찰됩니다. 반박된 것은 “많을수록 나쁘다”는 직선 관계이지, 출산의 신체적 부담 자체가 아닙니다.

덧붙여, 4종 지표 중 Klemera–Doubal 지표는 다중비교 보정 후 유의성이 사라졌습니다.

4. 출산과 여성 질환 — 유방암 위험은 실제로 낮아집니다

이 부분은 근거가 비교적 탄탄합니다.
다만 온라인에서 “2018년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 또는 “2018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 메타분석”으로 인용되는 수치들은, 실제로는 2002년 Lancet에 실린 연구의 결과입니다.

영국 옥스퍼드 연구팀이 주도한 이 통합 재분석은 30개국 47편의 역학 연구에서 유방암 환자 50,302명과 대조군 96,973명의 개별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출산 1회당 유방암 상대위험도 7.0% 감소 (95% 신뢰구간 5.0–9.0)
· 여기에 더해, 수유 12개월당 상대위험도 4.3% 추가 감소 (95% 신뢰구간 2.9–5.8)
· 이 감소 폭은 연령, 폐경 여부, 인종, 출산 횟수, 첫 출산 연령 등 다른 특성에 따라 유의하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균형을 위해 함께 말씀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앞서 본 2020년 연구의 저자들은, 출산 횟수가 늘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질환도 함께 있다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신장암, 담낭질환이 그렇습니다. 즉 출산은 어떤 질환에는 보호적으로, 다른 질환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며, 이 상반된 힘이 겹쳐 U자 곡선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5. 그렇다면 시험관아기시술로 출산한 경우는 어떨까요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지점입니다. 다행히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장기 추적 자료가 존재합니다.
네덜란드 전국 코호트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1983년부터 2000년 사이 난소자극을 받은 보조생식술 여성 30,625명과, 난임이지만 시술을 받지 않은 여성 9,988명을 2018년 7월까지 추적했습니다. 중앙값 24년의 추적 기간입니다.

이 연구가 보여준 것 — 난소암 위험
·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 시술군의 난소종양 위험이 높았습니다 (표준화 발생비 1.43, 95% 신뢰구간 1.18–1.71)
· 난임이지만 시술받지 않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령·출산력 보정 위험비 1.02, 95% 신뢰구간 0.70–1.50)
· 위험은 출산 횟수가 많을수록, 그리고 출산으로 이어진 시술 주기가 많을수록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경향성 p = 0.001)
· 반면 실패한 시술 주기 횟수와는 관련이 없었습니다

이 결과가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일반 인구와의 차이는 시술 때문이 아니라, 시술을 받게 만든 난임 자체와 그로 인한 무자녀 상태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술 횟수를 반복하는 것이 위험을 누적시키는 구조가 아닙니다.

미국생식의학회(ASRM)도 2024년 “난임치료 약물과 암(Fertility drugs and cancer)”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 주제를 정리한 바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근거는 보조생식술이 장기적인 주요 심혈관 사건이나 유방암 위험을 뚜렷하게 높인다고 보지 않는 방향입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시험관아기시술 출산자와 자연임신 출산자의 수명을 직접 비교한 초장기 추적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보조생식술이 대중화된 지 수십 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질문에 완전히 답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6. 결국 무엇이 중요할까요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출산을 많이 하면 빨리 늙고 일찍 사망한다”는 단순한 주장도, “출산은 몸에 좋다”는 반대 방향의 단순한 주장도 현재의 근거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실제 그림은 훨씬 복잡합니다.

그리고 U자 곡선의 원인 자체가 아직 불분명합니다. 연구자들은 무자녀 여성의 사망률이 높은 이유 중 일부가 선택 편향일 수 있다고 봅니다. 만성 질환이 있어 임신이 어려웠던 분들이 무자녀군에 더 많이 포함되었을 가능성입니다. 사회적 지지 수준의 차이도 거론됩니다. 출산 그 자체가 원인이 아니라, 출산 여부와 함께 따라오는 다른 조건들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부에서는 진화생물학의 소모성 체세포 이론(Disposable Soma theory)을 인용해 번식과 노화의 관계를 설명하려 하지만, 사람은 변수가 워낙 많아 이 이론만으로 단순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시험관아기시술이 수명을 단축시키나요?
현재까지의 연구로는 그렇게 볼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24년을 추적한 네덜란드 코호트에서, 시술군과 난임이지만 시술받지 않은 여성 사이에 난소종양 위험 차이가 없었습니다(위험비 1.02).
일반 인구와의 차이는 시술이 아니라 난임 자체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Q2. 다산부는 정말 일찍 사망하나요?
직선적인 관계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281만 명 규모 메타분석에서 관계는 U자형이었고, 무자녀군의 사망 위험이 오히려 높았습니다(상대위험도 1.19).
다만 다산 쪽 끝에서도 위험이 올라가는 것 역시 사실이므로, 어느 한쪽만 인용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Q3. 아이를 낳지 않으면 더 오래 사나요?
현재 데이터로는 뒷받침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것을 “출산이 수명을 늘린다”로 읽으시면 안 됩니다.
만성 질환이 있어 임신이 어려웠던 분들이 무자녀군에 더 많이 포함되는 선택 편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연구자들도 함께 지적하고 있습니다.

Q4. 시술을 여러 번 받으면 몸에 누적되어 나쁜가요?
네덜란드 코호트에서 실패한 시술 주기의 횟수는 난소종양 위험과 관련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출산으로 이어진 시술 주기가 많을수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시술 횟수 자체가 위험을 쌓아 올리는 구조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마치며

한눈에 정리
출산 횟수와 사망률의 관계는 U자형에 가깝고, 무자녀와 다산 양쪽 끝에서 위험이 올라갑니다. 출산은 유방암 위험을 낮추는 방향으로(출산 1회당 7.0%, 수유 12개월당 추가 4.3%), 동시에 심혈관질환·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함께 작용합니다.
시험관아기시술이라는 임신 방법 자체가 위험을 높인다는 근거는 24년 추적 코호트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모든 연구가 관찰 연구이므로 인과관계를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시험관아기시술을 준비하고 계신 분이라면, 시술 방법 자체를 불안 요소로 여기기보다 임신 전후의 건강 상태와 회복 과정에 신경 써 주시는 편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궁금한 점은 온라인 정보에만 의존하기보다 담당 의료진과 직접 상담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시술의 효과를 보장하거나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상담은 산부인과 전문의와 진행해 주세요.

📁전문가 코멘트 — 미래와희망 산부인과 김동원 대표원장

이 주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께 저는 논문 이야기를 오래 하지 않으려 합니다.
다만 한 가지는 짚어드립니다. 이 분야의 연구는 전부 관찰 연구라는 점입니다. 사람을 무작위로 나눠 한쪽은 아이를 낳게 하고 한쪽은 낳지 않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어떤 연구도 “출산이 수명을 이렇게 바꾼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무자녀 여성의 사망률이 높게 나오는 이유 중 하나로 연구자들이 선택 편향을 지목한다는 점입니다. 아프신 분들이 임신에 이르기 어려웠고, 그래서 무자녀군에 더 많이 포함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이 지점이 난임을 겪고 계신 분들께는 오히려 위로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무자녀라는 상태가 몸을 상하게 한 것이 아니라, 몸의 어떤 조건이 두 가지 결과를 함께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니까요.

시술에 대해서라면 더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4년을 추적한 네덜란드 자료에서, 시술을 받은 분과 난임이지만 시술을 받지 않은 분 사이에 난소종양 위험 차이가 없었습니다. 시술 횟수를 늘린다고 위험이 쌓이는 구조도 아니었습니다.
방송에서 들은 한 문장 때문에 시술을 망설이고 계시다면, 그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좋겠습니다.

참고문헌
· Shirazi TN, Hastings WJ, Rosinger AY, Ryan CP. Parity predicts biological age acceleration in post-menopausal, but not pre-menopausal, women. Sci Rep. 2020;10(1):20522. doi:10.1038/s41598-020-77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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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an Leeuwen FE, Klip H, Mooij TM, et al. Risk of borderline and invasive ovarian tumours after ovarian stimulation for in vitro fertilization in a large Dutch cohort. Hum Reprod. (네덜란드 OMEGA 코호트, 중앙값 24년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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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v H, et al. Parity and cardiovascular disease mortality: a dose-response meta-analysis of cohort studies. Sci Rep. 2015;5:13411.
· Hurt LS, et al. The effect of number of births on women’s mortality: systematic review of the evidence for women who have completed their childbearing. Popul Stud (Camb). 2006;60(1):5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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